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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베이스를 잘 만들기 위한 기초 지식

핏더스트리 2025. 5. 22. 23:59

데이터베이스를 잘 만들기 위한 기초 지식

처음 데이터베이스를 배우기 시작하면, 많은 사람들이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거 그냥 엑셀이랑 비슷한 거 아냐?”

 

실제로 테이블이라는 형태로 행과 열이 나뉘어 있고, 각각 셀 안에 데이터를 입력한다는 점에서 보면 굉장히 비슷해 보입니다. 그러나 엑셀처럼 단순히 데이터를 나열하는 것과 정말 잘 설계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입니다.

 

왜일까요?

 

그 이유는 데이터베이스가 단순히 데이터를 ‘저장’하는 공간이 아니라, 정확하게, 일관되게, 오랫동안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데이터를 다루기 위한 시스템이기 때문입니다. 사용자가 늘어나고 데이터가 많아질수록, 적절한 구조와 규칙이 없다면 정보는 금방 뒤엉기고, 시스템은 예기치 못한 오류로 불안정해질 수 있어요.

 

따라서 데이터베이스를 제대로 만들기 위해서는 단순히 행과 열을 만드는 수준을 넘어서, 데이터베이스가 지녀야 할 몇 가지 본질적인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데이터베이스를 처음 접하거나 아직 엑셀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한 분들을 위해, 데이터베이스를 설계하고 활용할 때 반드시 이해하고 있어야 할 세 가지 기본 성질을 하나씩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무결성(Integrity)

데이터베이스의 가장 핵심적인 특성 중 하나는 바로 무결성(Integrity)입니다. 이 말은 곧 “데이터가 정확하고 일관된 상태로 유지되어야 한다”는 뜻이에요.

 

엑셀에서는 누군가 실수로 이름 열에 전화번호를 입력하거나, 숫자를 입력해야 할 곳에 문자를 넣어도 별 문제 없이 넘어갑니다. 하지만 데이터베이스에서는 이런 실수가 치명적인 오류가 될 수 있어요. 왜냐하면 그 데이터는 단순히 한 사람만 보는 것이 아니라, 여러 시스템과 사용자, 기능이 의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무결성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은 개념이 있어요:

 

  • 도메인 무결성: 각 열(Column)은 정의된 데이터 타입과 조건을 만족해야 해요. 예를 들어 나이는 숫자여야 하고, 이메일은 ‘@’ 문자가 포함되어야 하는 식이죠.
  • 개체 무결성: 모든 데이터는 고유하게 식별될 수 있어야 해요. 그래서 대부분의 테이블에는 ‘기본 키(Primary Key)’가 존재합니다. 같은 사용자 ID가 두 번 입력되는 건 허용되지 않아요.
  • 참조 무결성: 다른 테이블과 연결된 데이터는 서로 일치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주문 테이블의 고객 ID가 실제 고객 테이블에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잘못된 데이터입니다.

 

이러한 무결성을 유지하지 못하면, 서비스는 점점 ‘신뢰할 수 없는 시스템’이 됩니다. “고객 이름은 있는데 정보는 없다”, “삭제된 상품이 주문 테이블엔 남아 있다” 같은 일이 벌어지기 시작하죠. 결국 데이터베이스를 잘 만든다는 건, 이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미리 규칙을 설계하고 적용하는 일과 맞닿아 있습니다.

 

 

정규화(Normalization)

데이터베이스를 처음 다룰 때 흔히 하는 실수 중 하나는, 똑같은 정보를 여러 군데에 중복해서 저장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고객 테이블’에도 고객의 주소를 저장하고, ‘주문 테이블’에도 같은 고객의 주소를 또 저장하는 식이죠. 이렇게 중복된 데이터를 방치하게 되면, 나중에 하나만 수정되고 다른 하나는 그대로 남아 버려 데이터의 불일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데이터베이스에서는 정규화(Normalization)라는 개념을 도입합니다. 정규화란, 데이터를 중복 없이 효율적으로 저장할 수 있도록 테이블 구조를 분리하고 정리하는 일종의 설계 규칙이에요.

 

예를 들어 고객 정보와 주문 정보가 따로 테이블로 분리되어 있고, 주문 테이블에는 단순히 고객의 ID만 저장되어 있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고객의 주소나 이름이 바뀌더라도, 고객 테이블 하나만 수정하면 주문 내역에도 자동으로 반영되죠. 이처럼 테이블 간의 관계를 잘 나누고 설계하면 데이터를 더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고, 오류 가능성도 줄어듭니다.

 

정규화는 단계적으로 이루어집니다. 1정규형(1NF), 2정규형(2NF), 3정규형(3NF) 등으로 나뉘며, 각 단계마다 중복 제거, 종속성 분리, 독립성 확보 등을 점진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구조입니다. 물론 모든 경우에 무조건 정규화를 깊게 적용하는 것이 정답은 아니지만, 기본적인 정규화 원칙을 따르지 않으면 테이블 구조가 비대해지고 유지보수가 어려워지는 건 사실입니다.

 

초보자의 경우, 처음부터 정규화의 모든 이론을 외우려고 하기보다는 “한 데이터를 하나의 장소에만 저장하자”, “연관된 데이터는 테이블을 나눠서 관계로 연결하자”는 원칙만 먼저 익혀도 큰 도움이 됩니다.

 

정규화는 단순히 ‘정리’ 차원의 개념이 아니라, 장기적인 유지보수, 성능, 확장성까지 고려한 데이터의 구조화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기본기입니다.

 

데이터베이스를 잘 만들기 위한 기초 지식

 

트랜잭션과 원자성

 

데이터베이스가 엑셀과 가장 근본적으로 다른 지점 중 하나는 바로 트랜잭션(transaction) 개념입니다. 트랜잭션이란 말 그대로 하나의 논리적인 작업 단위를 뜻해요. 예를 들어 쇼핑몰에서 누군가가 상품을 구매할 때, 결제가 완료되면 재고가 줄고 주문 내역이 생성되어야 하죠. 이 모든 과정이 한 덩어리의 작업으로 처리돼야만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가 됩니다.

 

만약 이 과정 중 일부만 처리되고 일부는 실패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재고는 줄었는데 주문 정보는 남지 않는다든지, 결제는 되었는데 실제로는 아무것도 기록되지 않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데이터베이스는 트랜잭션 단위로 작업을 처리하며, 전체가 성공하거나 전체가 실패해야 한다는 원칙을 따릅니다. 이를 원자성(Atomicity)이라고 부릅니다.

 

트랜잭션은 흔히 ACID라는 네 가지 특성으로 정리됩니다:

 

  • Atomicity (원자성) – 하나의 트랜잭션은 모두 실행되거나 전혀 실행되지 않아야 한다
  • Consistency (일관성) – 트랜잭션 전후로 데이터는 항상 유효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 Isolation (격리성) – 동시에 여러 트랜잭션이 실행되어도 서로 간섭하지 않아야 한다
  • Durability (지속성) – 트랜잭션이 성공하면 그 결과는 영구적으로 반영되어야 한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우리는 여러 사용자가 동시에 데이터를 사용하더라도 항상 올바르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다룰 수 있는 것이죠. 특히 금융, 의료, 예약 시스템처럼 데이터 오류가 곧 서비스 실패로 직결되는 환경에서는 트랜잭션 설계가 핵심입니다.

 

플러터나 웹 앱을 개발하면서는 이런 백엔드 구조를 쉽게 간과하기 쉽지만, 데이터베이스의 입장에서는 트랜잭션이야말로 서비스의 ‘마지막 안전장치’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마치며...

데이터베이스를 다루는 일은 단순히 데이터를 저장하는 행위를 넘어서, 정보를 신뢰할 수 있도록 구조화하고, 유지하고, 보호하는 작업입니다. 엑셀처럼 겉보기엔 쉬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명확한 개념과 규칙을 이해하지 않으면 금방 오류와 비효율의 늪에 빠질 수 있어요.

 

이번 글에서 살펴본 무결성, 정규화, 트랜잭션이라는 세 가지 성질은 바로 그런 실수를 방지하기 위한 데이터베이스의 핵심 철학입니다.

 

  • 데이터가 정확하게 입력되고
  • 중복 없이 관리되며
  • 언제나 신뢰할 수 있는 상태로 유지된다는 것.

 

이 세 가지가 잘 지켜져야만 데이터베이스는 그 이름값을 하게 됩니다.

 

혹시 지금 프로젝트에서 그냥 테이블부터 만들고 있지는 않나요?

그렇다면 잠시 멈추고, ‘내 데이터는 무결한가? 중복은 없는가? 신뢰할 수 있는가?’를 스스로 물어보는 것부터 시작해보세요.

 

잘 설계된 데이터베이스는 개발의 속도를 두 배로, 유지보수의 비용을 반으로 줄여주는 보이지 않는 기반이 되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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