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프로덕트를 만들어야 하는 스타트업이나 사이드 프로젝트에서, 서버리스(Serverless) 아키텍처는 굉장히 매력적인 선택입니다. 서버를 직접 운영하지 않아도 되고, 확장성도 뛰어나며, 비용도 사용한 만큼만 내면 되니까요. 플러터와의 궁합도 꽤 잘 맞습니다. 하나의 코드베이스로 iOS와 Android 앱을 동시에 개발하면서, 백엔드는 Firebase, Supabase, AWS Amplify 같은 서버리스 플랫폼을 붙이면 손쉽게 앱 전체를 구성할 수 있어요.
하지만 막상 실제 서비스를 만들기 시작하면, “생각보다 어렵네?”, “이건 왜 이렇게 불편하지?” 같은 벽에 자주 부딪히게 됩니다. 서버리스 구조는 초기 진입은 쉬워 보이지만, 제대로 이해하지 않고 사용하면 데이터 설계부터 보안, 비용, 유지보수까지 예상치 못한 복잡성을 야기할 수 있어요.
이 글에서는 플러터로 서버리스 앱을 만들 때 흔히 간과하는 포인트들과, 그에 따른 주의사항을 하나씩 짚어보려고 합니다.
모든 기능이 서버리스로 대체되진 않는다
서버리스라는 용어가 주는 인상은 마치 “서버 없이도 모든 게 가능하다”는 느낌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특히 플러터 앱 개발자는 이런 기대를 품고 Firebase나 Supabase를 도입하곤 하는데, 몇 가지 중요한 기능에서는 여전히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어요.
예를 들어 복잡한 비즈니스 로직, 여러 조건을 동적으로 판별해야 하는 결제 시스템, 사용자 간 실시간 매칭이나 맞춤형 데이터 필터링 등은 클라이언트에서 처리하기엔 무겁고 위험한 작업들입니다. 이런 경우엔 결국 서버나 서버리스 펑션(Cloud Functions, Edge Functions 등)을 따로 만들어야 하죠.
또한, 서버리스 플랫폼마다 지원하는 기능의 범위가 다릅니다. Firebase는 인증과 실시간 데이터에는 강하지만 SQL 기반 쿼리나 유연한 권한 제어는 Supabase가 더 강력하죠. 반면 AWS Amplify는 기능이 풍부한 대신 러닝커브가 높고 설정이 복잡할 수 있습니다.
무턱대고 하나의 플랫폼만 바라보고 개발을 진행하면, 중간에 예상하지 못한 기능 한계로 다시 구조를 바꿔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어요. 따라서 초기 설계 단계에서 어떤 기능을 클라이언트에서 처리할 수 있고, 어떤 것은 별도 서버리스 펑션으로 분리해야 하는지 명확히 구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인증과 보안, 서버리스라고 안심하면 안 되는 이유
서버리스 플랫폼을 사용하면 백엔드를 직접 구축하지 않아도 되니, 마치 보안 문제도 자동으로 해결될 것 같은 착각이 들기 쉽습니다. 특히 Firebase, Supabase, AWS Amplify처럼 인증(Auth) 기능이 기본 내장된 서비스는 몇 줄의 코드만으로 로그인·회원가입이 되다 보니, “이대로만 쓰면 안전하겠지”라는 생각이 들 수 있어요.
하지만 현실은 그리 단순하지 않습니다. 서버리스 구조에서는 보안 설계의 책임이 클라이언트 쪽으로 훨씬 많이 넘어오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Firebase의 Firestore나 Supabase의 테이블을 클라이언트에서 직접 읽고 쓰는 구조로 설계한다면, 데이터 접근 권한 설정을 명확히 하지 않으면 누구든 요청을 조작해 다른 사용자의 데이터를 읽거나 삭제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막기 위해 각 플랫폼은 RLS(Row-Level Security) 정책이나 Security Rules 같은 권한 설정 기능을 제공하죠.
하지만 이 설정이 기본값으로 완벽하게 제공되는 건 아니에요. 대부분의 경우 개발자가 직접 규칙을 정의해야 하고, 테스트까지 꼼꼼히 거쳐야 합니다. 사용자 ID가 일치할 때만 데이터를 읽을 수 있게 하거나, 특정 역할(role)을 가진 사용자만 쓰기 권한을 갖도록 제한하는 등의 세밀한 정책이 필요하죠.
또한 API 키 관리도 중요한 이슈입니다. Firebase의 anon 키, Supabase의 public 키는 일반적으로 클라이언트에서 쓰기 위해 노출되어 있지만, 권한 설정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면 이 키를 누군가 악용해서 무제한 요청을 보낼 수도 있습니다. 요청 제한 설정(rate limiting)이나 서버리스 함수에 별도의 인증 토큰 검증 로직을 넣는 식으로 보완이 필요합니다.
이와 함께, 클라이언트에서 API 요청 시 네트워크 상의 데이터가 암호화되는지(HTTPS), JWT 토큰의 만료 관리가 잘 되고 있는지, 로그아웃 시 토큰이 제대로 삭제되는지 등도 신경 써야 할 부분입니다. 서버리스 환경에서는 이런 디테일한 보안 조치를 ‘자동으로’ 해결해주지 않기 때문에, 결국 개발자가 이를 숙지하고 명시적으로 처리해줘야만 안전한 서비스가 됩니다.
즉, 서버리스는 “보안이 간편하다”가 아니라 “보안을 직접 설계해야 한다”는 구조입니다. 초기에 간단히 구현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지만, 클라이언트 중심 구조라는 특성상 오히려 취약점을 만들기 쉬운 환경이기도 하죠.
성능과 유지보수, 서버리스의 또 다른 현실
서버리스는 빠르게 시작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지만, 운영 환경에 가까워질수록 성능과 유지보수 이슈가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특히 플러터 앱처럼 반응성이 중요한 모바일 환경에서는 이런 문제들이 사용자 경험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게 되죠.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Cold Start 문제입니다. 서버리스 함수는 사용되지 않는 동안 자동으로 종료되며, 다음 요청이 들어올 때 다시 실행됩니다. 이 초기 실행 시간(Cold Start)이 수 초 이상 걸리는 경우도 있는데, 사용자는 이를 앱이 느려졌다고 체감할 수 있습니다. 로그인 직후, 푸시 알림 수신, 결제 요청 등 민감한 시점에 Cold Start가 발생하면 신뢰도 자체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이를 완화하려면 주기적인 워밍업 요청이나, 응답 지연을 고려한 UI 설계가 병행되어야 합니다.
또한, 서버리스 구조에서는 상태를 저장하지 않기 때문에, 상태 기반 처리나 캐시 전략이 필요한 기능은 별도로 Redis나 CDN과 같은 외부 서비스를 연동해야 합니다. 단순한 서비스일 땐 몰라도 기능이 많아질수록 설계가 복잡해지고, 각 함수 간의 의존성을 관리해야 할 필요가 생깁니다.
그리고 가장 자주 간과되는 부분이 바로 로깅과 모니터링입니다. 서버리스는 서버가 없으니 에러나 상태를 어디서 확인해야 할지 막막해지기 쉽습니다. 하지만 운영 환경에선 로그 분석, 에러 추적, 사용량 통계 등은 필수입니다. Firebase Functions나 Supabase Edge Functions도 기본 로그 뷰어를 제공하지만, 본격적인 운영을 하려면 Sentry, LogRocket, Datadog 같은 외부 도구를 도입해 통합 관리를 해야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해집니다.
결론적으로, 서버리스 구조는 “개발은 쉽고 빠르게, 운영은 복잡하고 섬세하게”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개발 초기에는 구조 설계나 운영 전략 없이도 빠르게 MVP를 만들 수 있지만, 앱이 커질수록 점점 ‘사람이 다뤄야 할 영역’이 늘어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해요.
마치며...
플러터와 서버리스의 조합은 분명 강력합니다. 프론트엔드 중심의 개발자가 빠르게 앱을 만들 수 있고, 별도의 서버 없이도 많은 기능을 구현할 수 있죠. 그러나 그 편리함 이면에는 반드시 고려해야 할 제약과 책임이 존재합니다.
모든 기능을 서버리스로 해결하려고 하면 오히려 구조가 비대해지고, 성능이나 보안 측면에서 문제가 생기기 쉽습니다. 오히려 어떤 부분을 서버리스로 처리하고, 어떤 부분은 전통적인 방식(혹은 별도 서버리스 함수)으로 분리할 것인지 명확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서버리스는 도입이 쉬운 만큼 운영도 쉽다는 착각에 빠지기 쉬운 구조입니다. 그럴수록 구조와 보안을 신중히 설계하고, 필요한 곳에는 적절한 기술을 보완해나가는 유연함이 중요합니다.
‘서버가 없다는 건, 생각할 것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오히려 더 신중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 말은 서버리스를 제대로 활용하고 싶은 플러터 개발자라면 꼭 기억해두어야 할 철학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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