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시대는 창업이 더 이상 특별한 일이 아니에요. 직장생활 몇 년 차에 접어든 사람들, 대학을 막 졸업한 청년들, 심지어는 직장에 다니면서 사이드 프로젝트로 창업을 시도하는 분들도 많죠. 그런데 이 흐름 속에서 간혹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이유가 너무 단편적이고, 현실과 동떨어진 경우를 자주 보게 됩니다.
스타트업이라는 단어는 자유롭고 혁신적이며, 때론 멋져 보입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수많은 불확실성과 스트레스, 끊임없는 문제 해결이 요구되는 매우 현실적인 세계가 존재해요. 창업을 하면 무조건 잘될 것 같고, 대표 타이틀만 있으면 인정받을 거란 기대는 오히려 위험합니다. 이 글에서는 특히 ‘이런 이유라면 차라리 스타트업 하지 않는 게 낫다’고 말하고 싶은, 대표적인 왜곡된 창업 동기들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해요.
“자유롭게 살고 싶어요”
많은 사람들이 창업을 꿈꾸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자유’예요. “직장에서는 상사의 눈치를 봐야 하고, 시간도 내 맘대로 못 쓰니까, 창업해서 자유롭게 일하고 싶어요.” 이 말, 정말 많이 들어봤고, 저 역시 예전에 비슷한 생각을 했던 적이 있어요.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예요. 스타트업 창업자는 가장 자유롭지 않은 직업 중 하나일 수도 있어요. 창업자는 고객과 투자자, 팀원, 시장 트렌드, 자금 상황 등 수많은 요소들 사이에서 늘 줄타기를 해야 하고, 실제 업무 시간도 대부분의 직장인보다 길어요. 결정도 내가 하지만, 책임도 전부 나에게 있어요.
스타트업 초기에는 주말도, 휴가도, 퇴근 시간도 명확하지 않아요. 눈 뜨자마자 고민해야 할 문제들이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자는 동안에도 해결책을 떠올리려 머리를 굴려야 하죠.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히기 전까지는 말 그대로 자유 대신 ‘책임’과 ‘몰입’이 전제된 삶이 기다리고 있어요.
자유로운 삶을 원해서 창업하는 건 좋은 출발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 자유는 피와 땀, 불면의 시간 위에서만 가능해지는 것임을 꼭 기억해야 해요. 진짜 자유는 ‘남 눈치 안 보고 일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책임지는 선택을 반복하며 만들어가는 것이에요.
“사장은 직원보다 돈을 많이 벌지 않나요?”
스타트업을 꿈꾸는 이유 중 또 하나 흔한 오해는, “사장은 당연히 직원들보다 돈을 많이 벌지 않나?”라는 기대예요. 특히 직장생활에서 월급은 정해져 있는데, 창업하면 수익이 무한대로 열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 한 번쯤 해본 적 있을 거예요.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아요.
스타트업 대표는 초기 몇 년간은 ‘마이너스 월급’을 받는 사람이에요. 투자금을 받는다고 해도, 그 돈은 팀원 급여와 제품 개발, 마케팅 비용에 쓰여야 하고, 대표 개인의 생활비는 가장 마지막 순위로 밀리게 돼요. 심지어 초기 몇 개월, 혹은 1~2년간은 아예 무보수로 일하는 대표들도 많아요.
더불어 매출이 조금씩 나기 시작한다고 해도 그건 ‘내 돈’이 아니에요. 회사 돈이고, 고객과 팀을 위해 재투자되어야 할 자금이에요. 많은 대표들이 자신을 위해 쓰는 돈보다 회사를 살리기 위한 비용 지출에 훨씬 민감하게 움직여야 해요. 그래서 창업자는 실제로 직원들보다 더 가난한 삶을 살기도 해요.
그리고 돈을 벌더라도, 그 돈은 위험을 감수한 대가지, 당연히 따라오는 결과가 아니에요. 수익은 매출에서 자동으로 따라오는 게 아니라, 수많은 실패와 버티기의 끝에 간신히 맞이하게 되는 보상이에요.
“사장이니까 돈 많이 벌겠지”라는 막연한 기대는, 지금 시점에서의 희생과 리스크를 보지 못하는 시선이에요. 돈이 목표라면, 창업보다 안정적인 직장에서 커리어를 쌓아 성과급과 연봉 인상을 노리는 것이 더 빠를 수도 있어요. 창업은 돈이 아니라, 해결하고 싶은 문제와 만들고 싶은 가치가 먼저일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해져요.
“대표 타이틀이 멋있어서”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 중에는 솔직히 이렇게 말하지는 않지만 속으로는 ‘대표 타이틀’에 끌려 시작하려는 경우도 적지 않아요. 명함에 “CEO”나 “Founder”라는 단어가 박혀 있으면 뭔가 있어 보이고, 어깨가 으쓱해지는 것도 사실이죠. 주변의 시선도 달라질 것 같고, 인정받고 싶은 마음도 자연스럽게 생기기 마련이에요.
하지만 창업이라는 세계에서 타이틀은 아무런 실체가 없는 껍데기일 뿐이에요. 멋진 명함이 회사를 굴리는 게 아니라, 실제로 문제를 해결하고 고객을 만족시키고 팀을 이끄는 능력이 회사를 움직여요. 스타트업 초기에 ‘대표’는 사실상 청소부터 고객 응대, 디자인 수정, 회계 처리까지 다 하는 사람이라는 뜻에 가까워요.
대표라는 타이틀은 멋이 아니라, 무게와 책임감의 상징이에요. 타이틀만큼의 실력과 태도를 갖추지 않으면 금세 팀의 신뢰를 잃고, 투자자와 고객에게도 외면받게 돼요. 타이틀을 멋으로 소비하고 싶다면, 굳이 창업이라는 험한 길을 택할 필요는 없어요. 오히려 자신의 전문성을 키워서 인정받는 리더로 성장하는 것이 더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길일 수 있어요. 더군다나, 이러한 마인드로 사업을 시작한 사람들은 높은 확률로 우월의식에 빠지거나, 과도하게 수직적인 조직 문화를 만들게 될 수 있어요.
정말 창업을 하고 싶다면, 대표라는 직함이 주는 외형보다 내가 해결하고 싶은 문제, 만들고 싶은 서비스, 함께하고 싶은 사람에 더 끌려야 해요. 그래야 그 무거운 타이틀을 견디고, 진짜 의미 있게 사용할 수 있어요.
마치며...
창업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왜 창업하느냐는 누구나 같지 않아요. 자유를 꿈꿔서, 돈을 벌고 싶어서, 멋진 타이틀을 갖고 싶어서… 이런 이유들만으로 스타트업을 시작하면, 현실은 생각보다 더 빠르고 더 차갑게 그 기대를 무너뜨릴 수 있어요.
물론 자유와 보상, 인정은 창업이 주는 한 가지 결과일 수 있어요. 하지만 그것은 이유가 아니라 결과예요. 내가 해결하고 싶은 문제, 세상에 만들고 싶은 가치, 함께 성장하고 싶은 동료가 명확할 때, 스타트업은 비로소 의미 있는 여정이 돼요.
이 글이 지금 창업을 고민하고 있는 누군가에게, 시작 전에 반드시 되묻게 할 수 있는 질문 하나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나는 정말 창업이 필요한가, 아니면 단지 그럴듯해 보이는 무언가를 원하고 있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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